728x90
독일에서 전화가 학교로 왔었다고 한다.
내가 퇴근한 이후로 걸려온 전화라 다른 선생님께 전달을 받은 내용을 교무부장님과 교감선생님께 전달하여 드렸다.
전화내용은 이랬다.
독일에서 아이를 키우시는 학부모님 이신데 2~3주간 자녀를 한국에서 문화체험과 함께 중학교 생활을 경험해 보게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학교의 허락을 간곡히 구합니다.

어머님은 답변을 받고 싶은 e-mail를 남겨주셨고 학교에서는 어머님께 정성들여 메일을 보냈다.
어머님의 바람대로 우리나라 그것도 지방의 작은 학교에서 독일처럼 가능할까?
독일은 교환학생으로 다른 나라에 2~3개월 머물며 타 문화를 접하거나 Home stay로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교무부장님께서는 두 가지 이유로 문화 체험이 불가하다는 요지의 짧지만 편지글 형식의 답장을 준비해 주셨다.
한국 중학교의 교육과정과 학생교류 시스템의 차이, 시험 기간이라는 민감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한국의 공교육에서 2~3주는 짧은 기간이 아니며, 학생이 체류하는 동안 행정적, 법률적인 사항 및 여러 가지 상황이 학교에서 처리하기에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모든 사항은 학교장 개인의 재량이나 생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이셨다.
그리고 지금은 무엇보다 코로나가 한 창인 상황인데다 학생이 문화체험 중 생길 수 있는 위험이나 감염병이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단순한 문화체험으로 학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차 보였다.
학교에 있으면서 민원(인)을 응대하는 일이 많아져서 나름의 요령이나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해도 또 이렇게 다른 일이 생기면 늘 쉽지 않음을 느낀다. 이번 경우처럼 직접 전화로 처리하지 않고 메일로 우리의 사정을 말씀드릴 경우는 글자하나, 문구하나 하나의 선택에서 조심스러움을 느낄 정도다.
몇 번의 메일이 오고가고 어머님은 한국의 경직된 교육체계를 이해해(?) 주셨는지...
(그사이 어머니는 교육청에도 연락을 하셔서 미리 알아보신 모양이었다.)
지방이라 아직 수도권처럼 유연하지 않은것 같다.
학교의 결정을 존중하며 차선책을 찾아보겠다.
아이에게 한국의 경직된 사고관과 교육관을 알려주는 계기로 삼겠다.
애써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내 주셨다.
학교와 학부모님 사이에서 학교의 입장이 더 잘 이해가 되는건 어쩌면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학교로는 참 다양한 전화가 온다. 오늘도...!
728x90
'지극히 개인적인 학교이야기 > 교육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승의 날, 급식소에서 (0) | 2022.10.07 |
---|---|
아침에 기분 좋은 메시지~^^ (0) | 2022.10.06 |
나는 학교에서 일합니다. (0) | 2022.10.05 |
남해 행복베이커리 택배가 안되네요...ㅠㅠ (0) | 2022.09.28 |
가족돌봄휴가 (0) | 2022.09.22 |